
한국의 전통 마을 문화는 농경 중심의 삶을 바탕으로, 땅과 하늘의 징조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그러한 삶의 조건 속에서 점술은 단순히 미신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결정 도구이자 공동체적 신뢰의 기반이었다. 일반적으로는 사주나 관상, 복채를 받는 점쟁이의 예언이 대표적이지만, 일부 마을에서는 자체적으로 ‘생활 점술’을 사용해 길흉화복을 판단하곤 했다.그중 하나가 충청남북도 일부 지역에서 1950년대까지 전해졌던 ‘밥그릇 점’이다. 이름 그대로 밥그릇을 이용해 가족의 운세, 농사의 풍흉, 병의 호전 여부를 점치던 독특한 의례였으며, 대부분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폐쇄적 마을 안에서만 시행되었다.밥이라는 생존의 상징, 가장 일상적인 음식이 점술의 도구가 되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밥그릇 점은 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