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전통 사회에서 여성이 출산과 육아를 담당하는 존재였던 만큼, 그들의 일상에는 출산에 대한 공포와 기원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었다. 여성은 생명을 낳는 존재이면서도 동시에 생사를 오가는 위험한 의식을 수행해야 했기 때문에, 출산과 관련된 신앙은 실질적인 생존과 직결된 영역이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삼신할미’라는 존재는 단순한 전설의 인물이 아닌, 여성들의 삶 속에 깊숙이 자리한 생명의 수호신으로 기능해왔다. 삼신할미는 아이를 점지하고, 산모를 보호하며, 아이의 성장까지 돌보는 존재로 여겨졌으며, 특히 조선시대 일반 가정에서는 삼신을 모시는 제의적 실천이 일상화되어 있었다.삼신할미는 절이나 사당이 아닌, 여성의 공간인 안방에서 모셔졌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그녀는 국가의 공적 신이 아닌, 여성이 혼자..